거북선 첫 출전은 玉浦海戰이다. > E-저널 2015년 ISSN 2465-809X(Online)

 

▶E-저널 2015년 ISSN 2465-809X(Online) 목록

E-저널 2015년 ISSN 2465-809X(Online)

제6호(12월) | 거북선 첫 출전은 玉浦海戰이다.

페이지 정보

Written by 김무일, 예)해군대령 작성일16-01-04 15:33 조회6,238회 댓글0건

본문

4faf3b5cda5f4bbcc7885292304386fe_1451888

 

  21세기 들어와서 서점가에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다룬 책들이 많이 보인다. 지난 2003년 경영학자 지용희 교수가 펴낸 「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에서 ‘대한민국의 표상 이순신 장군에게 예측불허의 경제전쟁시대를 헤쳐나갈 백전백승의 지혜를 묻는다.’라는 글귀를 보면 이순신 연구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펴낸 이순신 관련 서적들의 대부분은 거북선이 이순신의 2차 출전 즉, 사천해전에서 처음으로 출전한 것으로 기록해 놓았는데, 이는 당포승첩을 아뢰는 계본(啓本)에서 ‘이번 출전 때 돌격장이 거북선을 타고 나왔습니다.’라고 한 기록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난중일기에 따르면 임진년 3월 27일에 거북선에서 함포 시험 발사를 하였고, 임진왜란 발발 하루 전인 4월 12일에는 거북선에 설치한 지자(地字), 현자(玄字)포를 쏘았다고 되어 있어 거북선은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가 끝나 있었다. 이순신이 임진년 4월 27일에 작성한 ⌜구원하러 출전하는 일을 아뢰는 보고서⌟에 ‘적선의 척수가 500여척 이상이라 하므로 우리의 위세를 불가불 엄하게 갖추어 엄습할 모습을 보여서 적으로 하여금 떨도록 해야겠습니다.’ 라는 기록이라든지, 난중일기 임진년 5월 3일 기사에 ‘방답의 판옥서이 첩입군을 싣고 오는 것을 보고 전라우도 수사가 온다고 좋아 했으나 확인해보니 방답배여서 크게 실망했다’고 한 것을 보면 전석 1척이라도 더 이끌고 출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순신은 5월 4일 첫 출전 시 전선 25척에 협선(정원 5명으로 연락 업무용 보조선) 15척과 초작선(어선) 46척을 뒤따르게 하여 적으로 하여금 함부로 넘보지 못하게 위장 작전을 하였던 것이다.

4faf3b5cda5f4bbcc7885292304386fe_1451889

  어선 몇 십 척을 뒤따르게 하여 함대 세력을 위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바다의 특성을 간과한 주장일 뿐이다. 어선에 많은 깃발을 달고 몇 척씩 모여 있거나 또는 야간에 횃불을 켜 있을 때 수평선 근처에서 바라보면 함선의 크기라든지 척수는 식별하기가 어려워 많은 척수의 전선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제 1차 출전 때는 군세가 너무 외로워서 위세를 갖추기 위해 어선들까지도 인솔해 나가야만 했던 출전이었다. 그런데 돌격선 임무를 수행하는 거북선을 남겨두고 나갈 수 있겠는가?
  또, 첫 출전하면서 조정에 보고한 전라좌수영 함대의 전투조직을 보면 중위장(中衛將)에 방답첨사 이순신(李純信), 돌격장(突擊將)에 영군관 이언량(李彦良)을 임명하는 등 12개부서 책임자를 배정하고, 전라좌수영 방어 책임자는 우후(虞侯-참모장격) 이몽구를 유진장(留鎭將)으로 임명한 것을 보면 거북선을 전라좌수영에 남겨두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거북선은 윗덮개를 씌어 전투요원이 적탄에 노출되지 않아 안전한 반면 좁은 공간에서 시야가 제한되고, 전투요원과 격군(노 젓는 병사)의 소음, 함포 발사 시 발생한 매연가스의 배출문제 등 거북선을 지휘하는 돌격장의 임무는 판옥전선보다 더 어렵고 누구나 담당할 수 없는 중책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순신의 승첩장계에 기록된 거북선의 활동사항을 보면 옥포해전 시 ‘돌격장이며 신의 군관인 이언량은 왜 대선 1척을 당파하였으며...’, 당포해전시 ‘귀선돌격장 급제 이기남, 보인 이언량 등은 접전할 때마다 제 몸을 잊고 먼저 돌진하여...’, 부산포해전에서 ‘귀선 돌격장 신의 군관 이언량 등이 먼저 곧바로 돌진하여...’ 라고 해 돌격장 이언량은 옥포해전부터 계속 거북선을 지휘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옥포해전 시 거북선이 엄연히 출전하였지만 이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돌격선 역할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즉, 경상도 해역에 조선전선이라고는 한 척도 보이지 않자 왜군은 방심하고 육지에 상륙하여 분탕질을 하고 있던 중 이순신 함대의 기습공격을 받아 전의(戰意)를 잃고 도망가기에 바쁜 국면으로 이어져 조선 수군은 바로 각개 격파 작전을 하였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참전한 조선 전선의 척수가 1차 25척, 2차 24척(1척은 옥포해전 시 획득한 전리품을 싣고 평양 행재소(行在所)로 감)으로 전선척수에 변동이 없는 것은 결국 1차 출전인 옥포해전에도 거북선이 함께 출전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4faf3b5cda5f4bbcc7885292304386fe_145188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4건 1 페이지
제6호(12월) Written by 최기출, 한국해양안보포럼 상임대표 | 01-04 | 2973 해군 방위력 개선사업에 대한 조언 인기글
​ 지난 12월 11일 ‘2015년 제2회 한국해양안보포럼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하였다.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 국방기술품질원, 대한조선학회 함정기술연구회에서 연구개발 개념을 적용한 함정건조사업 발전방향, 함정건조 품질보증의 중요성과 발전방안, 해군방위력 강화를 위한 함정획득제도 개선방안, 및 미 해군함정 안전성 보증을 위한 미국 선급(ABS: Am…
제6호(12월) Written by 민계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교수 | 01-04 | 4255 우리나라의 지리적 환경과 바다의 중요성 인기글
​ ​ 일반적으로 지도는 위가 북쪽이고 아래가 남쪽인 것으로 작성되고 우리도 지도를 그렇게 본다. 그러나 조선시대 임금님이 보는 지도는 방향이 그 반대로 되어있다. 즉 임금은 지도를 방바닥에 펼쳤을 때 몸에 가까운 쪽이 북쪽이고 몸에서 먼 쪽이 남쪽이 되도록 지도를 놓고 보았다. 세계지도를 그렇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평양의 중…
제6호(12월) Written by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 01-04 | 3942 동아시아의 영유권 분쟁에서 조용한 대응의 한계와 대안 인기글
​ ▣ 서 론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도발에 한국의 전통적인 대응은 이른바 ‘조용한 외교’로 일본이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전략에 말려들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의 수세적 대응에 반해 일본의 해양영토에 대한 공세적 입장은 일본의 국토면적은 38만 ㎢로 세계 60위 수준이지만 자의적으로 독도를 포함한 영해와 배타적 경제…
제6호(12월) Written by 정재호, 해군중령/박남태, 해군중령 | 01-04 | 9271 쿠릴열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인기글
▣ 들어가며 최근 일본의 아베 총리는 러시아를 방문하여 북방 4개 도서(러시아는 쿠릴열도로 호칭/일본에서는 주로 ‘북방 4개 도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는 ‘남쿠릴열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본 연구보고서에서는 러시아가 실효적 지배국가인 점을 고려하여 ‘남쿠릴열도’ 또는 ‘쿠릴열도’라는 용어를 사용함 )의 영유권 문제에 대해 …
제6호(12월) Written by 부승찬, 연세대학교 북한연구원 전문연구원 | 01-04 | 4042 중국의 국가성향과 이어도의 현재적 함의 *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와 남중국해 분쟁 사례를 중심으로 인기글
※ 본 고는 이어도연구회에서 발간하는 '이어도연구'의 2015년 제6호에 게재된 글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 ​ ▣ 서 론 국제관계에서 중국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급격한 국력의 신장에서 비롯된 결과다. 중국은 기존의 '대륙국가'라는 정체성에서 탈…
제6호(12월) Written by 길병옥, 충남대학교 군사학부장/송승종, 충남대학교 교수 | 01-04 | 4062 중국의 해양군사력 증강과 한국의 선택 인기글
​ ​ 중국의 해양군사력의 증강에 대한 동북아 주변국들의 우려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 대내외적으로 공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를 보더라도 중국이 해양강국으로 부상하고자 하는 일면을 엿볼 수 있다. 항공모함 진수, 스텔스기 시험비행 성공 등 해양투사능력 증강은 결국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제해권(制海權)을 확보하여 해양굴기(海洋屈起…
제6호(12월) Written by 김무일, 예)해군대령 | 01-04 | 6239 거북선 첫 출전은 玉浦海戰이다. 인기글
21세기 들어와서 서점가에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다룬 책들이 많이 보인다. 지난 2003년 경영학자 지용희 교수가 펴낸 「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에서 ‘대한민국의 표상 이순신 장군에게 예측불허의 경제전쟁시대를 헤쳐나갈 백전백승의 지혜를 묻는다.’라는 글귀를 보면 이순신 연구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런데 한 가지…
제5호(11월) Written by 길병옥, 충남대 군사학부장 | 12-04 | 3991 국방개혁과 연계한 예비전력 정예화 방안에 대한 제언 인기글
​ 우리나라는 현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군사력 건설과 운영유지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비전통적인 위협의 증가와 불특정 안보위협을 고려하여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군사력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예비전력의 정예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가 발행한 국방백서의 ‘예비전력 정예화’ 부분을 보면 “예비전력…
게시물 검색

HOME  |   BOOKMARK  |   BACK  |   CONTACT US  |   ADMIN
TOP
주소 :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국가안보융합학부 1103호) / 대표전화 : 042-821-6082 / 팩스번호 : 042-821-8868 / 이메일 : lcljh2009@cnu.ac.kr
Copyright © 한국해양안보포럼. All rights reserved.[본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