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릴열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 E-저널 2015년 ISSN 2465-809X(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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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저널 2015년 ISSN 2465-809X(Online)

제6호(12월) | 쿠릴열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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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정재호, 해군중령/박남태, 해군중령 작성일16-01-04 17:30 조회9,2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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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최근 일본의 아베 총리는 러시아를 방문하여 북방 4개 도서(러시아는 쿠릴열도로 호칭/일본에서는 주로 ‘북방 4개 도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는 ‘남쿠릴열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본 연구보고서에서는 러시아가 실효적 지배국가인 점을 고려하여 ‘남쿠릴열도’ 또는 ‘쿠릴열도’라는 용어를 사용함)의 영유권 문제에 대해 러시아측과 논의를 한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었다(“日 집권당 부총재 내달 러시아 방문... 영토분쟁 논의”, 『연합뉴스』 (2015.12.20.),  <http://www.yna.co.kr> (검색일 : 2015년 12월 20일)). 현재 쿠릴열도는 러시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아베 총리는 러시아 방문에는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주장하는 의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일까? 러시아는 이러한 일본 아베 총리의 방문을 수용한 것일까? 中·日 간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 다오위다오) 영유권 주장의 문제가 동북아 정세의 판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이러한 시점에 쿠릴열도의 새로운 문제제기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 북방 4개 도서에 대해서 조속히 해결해야 될 외교·안보사안으로 정의하고 있다(일본은 방위백서에 ‘북방 4개 도서’ 문제가 빠른 시기에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적고 있다. 인터넷 영문판 2015년 일본 방위백서 Part I Security Environments Surrounding Japan, Chapter 4. Russia. <http://www.mod.go.jp/e/publ/w_pa\-per/2015.html> (검색일: 2015년 12월 20일)). 이러한 맥락에서 2012년 당시 일본 관방장관(스가)이 1월 10일 북방 4개 도서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자 러시아 외무부는 이 도서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표명한다. 그 해 7월 당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경제·국방 분야 인사들이 쿠릴열도 남부 4개 섬을 방문한 이후(쿠릴열도 남부 4개 섬과 관련하여 양국 간 첨예한 입장 차이는 ‘러·일 평화협정’ 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쿠릴열도의 일부로서 2차 세계대전 승전의 전리품으로 반환 불가를 주장하고 있고, 일본은 역사적으로 자국의 고유영토로서 즉각 반환 요구를 주장하고 있다.) 격화된 러-일 간 외교 갈등이 군사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현재까지 그러한 갈등 양상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 쿠릴열도에 대한 문제가 단순히 러-일간의 해양영토 분쟁의 수준을 넘어서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쿠릴열도의 역사적 배경과 전략적 가치, 이 지역에서의 최근 러시아의 전력증강 동향, 향후 러-일 양국간 쿠릴열도와 관련한 외교갈등이 군사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있는지와 한반도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전망해 보려한다.

 
▣ 남쿠릴열도 4개섬의 역사적 배경
 

  러·일 간의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은 100년간 4차례나 바뀌었다(<표1:사할린 및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변화>, 진창수 편, 『동북아 영토분쟁과 일본의 외교정책』 제4장 러일 영토분쟁(이용권 著), (서울:세종연구소, 2008), p.151.)). 러시아는 현재 실효적 지배 중이다. 과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855년에 쿠릴열도 4개 섬을 일본령으로 획정하는 ‘러-일 통상우호조약’이 체결되고, 1875년에는 일본은 사할린을 포기하는 대신 쿠릴열도 전체를 일본령으로 하는 ‘쿠릴-사할린 교환조약’을 체결한다. 일본의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결국 1905년 러시아가 러일전쟁에서 패배하자 러시아는 사할린 남부를 일본에 할양하는 ‘쿠릴-사할린 교환조약’을 폐기하고 일본의 영토임을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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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사할린 및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 변화>

  일본이 그토록 쿠릴열도를 일본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영유권을 얻으려는 근원이 여기서 출발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이러한 역사도 잠시, 1945년이 되자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쿠릴열도를 소련이 점령하게 된다(미국은 미군 단독으로 일본 본토 점령시에는 50만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소련에 쿠릴열도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대일전선에 참전을 유도할 것을 유도했다고 한다. 임경한외 『21세기 동북아 해양전략 : 갈등과 협력의 딜레마』 (서울: 북코리아, 2015), p. 304.). 1951년에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년 9월 8일) : 제2차 세계대전 종결 처리를 위해 일본과 연합국 간 맺은 평화조약으로 “일본의 쿠릴열도 및 인접군도에 대한 모든 권리 포기”를 명시. 일본은 “남쿠릴열도는 쿠릴열도에 미포함되며 일본 고유의 북방 영토”라고 주장) 체결을 계기로 일본의 쿠릴열도 권리는 완전히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일본은 지속적으로 남쿠릴 열도는 쿠릴열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본 고유의 북방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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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 남쿠릴 열도 현황>


​ 

  ​양국은 오늘까지 입장 차이를 달리하고 있는데, 국제법상으로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대가로 받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남쿠릴열도에 편입되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일본은 당시 러시아가 강점하였고, 남쿠릴열도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일본 고유의 북방영토라고 말하고 있다. 실효적 지배(러시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는 것은 최근 정치적·외교적·경제적·군사적 조치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를 하고 있는 러시아는 대통령과 정부 주요 인사들의 방문을 통해 자국의 영토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행정권 행사와 군사력 배치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에 반해 일본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 쿠릴열도의 전략적 가치
 

  쿠릴열도는 러시아와 일본 양국 모두에게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양국 정부는 러시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북방 4개 도서의 역사적 근원을 주장하며 반환하여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경제적 측면으로 보았을 때 쿠릴 해역은 20억불의 가치를 지니는 꽁치, 해삼, 게 등 어패류가 산재해 있는 세계 3대 어장임은 물론, 석유, 금, 황, 메탄 등 지하자원 매장량으로서 그 가치를 입증한다. 군사적 측면으로는 국가안보를 위한 전략적 군사요충지이기도 하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미 : 동방의 지배)에 위치한 태평양함대사령부 소속의 전함 및 전략 핵잠수함의 태평양으로의 안전한 출구를 확보하고 오호츠크해로 진입하는 외국 선박을 통제하는 최전방·최일선의 관문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시에 러시아의 전함들은 일본의 북방에 위치한 소야 해협(훗카이도~쿠나시르)은 러시아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주요 해상교통로이기도 하였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일본은 유사시 러시아의 전함과 전략 핵잠수함의 주 이동교통로를 완전히 봉쇄할 수 있다. 
 

  경제적·군사적 측면보다 항상 우선시 되는 것은 사회·정치적 입장을 고려하시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역사적 진실을 알고 싶어 하고 이러한 진실은 결국 국민들의 자긍심으로 나타난다. 역사적으로 보면 러시아에게 러일전쟁의 패배는 큰 수치심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러일전쟁으로 상실했던 영토를 재확보했다는 자체만으로도 對日 자신감을 고양시킬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일본이 북방영토를 확보할 수 있다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바닥으로 떨어진 일본 국민의 명예를 회복하게 해 줄 수 있다.
 

  최근 이 지역이 새로운 전략적 가치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극해에서 급속한 해빙으로 인해 2030년이 되면 1년 365일 회항이 가능해지고, 이 지역의 자원개발과 북극해 항로 개척에 북극해 주변국은 물론 아시아 국가들(중국, 일본, 한국 등)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안보 전략적 이해관계가 집중됨에 따라 동아시아로 이어지는 북극해의 북동항로가 개척되면 베링해~오호츠크해~동해로 이어지는 항로의 길목에 위치한 쿠릴열도의 가치 증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세계 안보의 도화선은 미국의 아태지역 중시정책과 중국의 1도련선에 이은 2도련선까지 확대를 목표로 증강되는 중국의 해군력과 충돌하는 핵심해역, 즉 국제적 이슈의 중심에 있는 남중국해에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새로운 도화선은 어디일까? 잠시 아시아-태평양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 해상교통로의 이동로 상에 위치한 쿠릴열도를 예의주시할 수 있다. 러-일 간의 영유권 분쟁으로 떠오르는 지역이기도 하지만, 미중을 견제하기 위한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의 관문으로 생각해 볼 때 쿠릴열도의 가치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쿠릴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쿠릴열도의 영유권 분쟁은 이미 역사를 통해 보여 진다. 러·일 양국은 나름대로 상이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법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전승의 대가이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남쿠릴 열도에 편입되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시에 러시아가 강제로 점유하였고, 남쿠릴열도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적용되지 않아 일본의 고유한 북방영토라는 상반된 주장을 한다(일본은 1981년부터 2월 7일을 ‘북방영토의 날’로 지정하여 북방 4개 도서에 대한 반환의지를 보이고 있다.(대한민국 외교부, 『2015 일본개황』, p.73.참조)). 이미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러시아는 정부 주요 인사들이 방문을 하고 이 지역에 행정권을 행사하고 군사력을 배치하는 등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행보에 일본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고는 있지만(러시아가 2011년 6월 23일 일본과 영토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 북방영토) 문제와 관련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 “러, 쿠릴열도 분쟁서 日 지지한 미국 비난”, 『연합뉴스』 (2011.6.23.), <http://www.yna.co.kr> (검색일 : 2015년 12월28일)), 러시아의 실효적 지배에 대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1년도와 2012년도에 러시아와 일본 간 쿠릴열도를 둘러싼 갈등이 증대되는 계기가 있었다.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2010년 11월 쿠나시르를 방문한 것에 대해 당시 나오토 일본 총리는 2011년 2월에 “용인할 수 없는 폭거”라고 비난하고 나선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2011년 2월 9일 메드베데프는 쿠릴열도에 최신 무기를 추가 배치하고 조직을 재정비할 것을 지시한다. 2012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당시 푸틴 총리가 쿠릴열도 2개섬을 일본에 반환하는 제안을 하였지만, 일본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2개 섬만을 반환받는 것으로는 않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무산된다(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쿠릴열도 4개 섬에 적용하면, 4개 섬 중 가장 큰 에토로후섬의 5분의 1과 나머지 3개 섬(하보마이제도, 시코탄섬, 구나시리섬)을 일본이 차지하고, 러시아가 에토로후의 5분의 4를 가지는 방식이 유력하다. 일본 정부는 4개 섬 모두를 반환받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러시와와 외무차관급 반환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공식 방침을 발표한 상태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585513.html> (검색일 : 2015년 12월 29일)).
   
  2012년 6월에 미-일 외교 국방장관 회담이 끝난 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쿠릴열도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입장을 비난하고 나선다. 평화조약 체결은 러-일 양자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외부의 개입은 양국간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함에 있어 긍정적인 분위를 조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비난한다.
 

  2012년 7월에는 러시아가 쿠릴열도의 사회기반을 정비하는 ‘쿠릴열도 사회경제발전 계획’에 따라 남쿠릴열도를 개발하기 위해 중국인 근로자 10명을 고용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러시아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수용할 수 없다고 러시아 정부에 항의한다(“러, 중 근로자 고용해 쿠릴열도 개발”, 『연합뉴스』 (20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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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릴열도에서의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남쿠릴열도의 러시아의 지상군 규모는 동부군관구의 병력 중 약 3,500여명과 주요 지상군 장비 전차 T-55, 견인포 M-30, 미사일 스트렐라-10 등의 무장이 배치되어 있고, 최근에는 S-300과 S-400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대한민국 하늘 지키는 ‘천궁’엔 러시아 피가 흐른다”, 『RUSSIA포커스』 (2013.9.5.), <http://www.russiafocus.co.kr> (검색일 : 2015년 12월 28일)). 태평양함대사령부 소속 해군도 이 지역에 전력을 증강배치하고 있다. 
 

  2011년 3월 러시아군 총참모부에서는 쿠릴열도 재무장 프로그램을 발표하였는데, 발표 내용에는 포병사단을 자주포병여단으로 개편하고 로켓여단을 추가 배치하고 S-400 등 최신 방공미사일을 배치할 것과 에토로후 섬에 공격 헬기를 추가 배치 및 시코탄 섬에 공군 지휘소를 설치할 것을 발표하였다(“러, 쿠릴열도에 최신 방공 미사일 배치할 것”, <http://sbscnbc.sbs.co.kr>(검색일 : 2015년 12월 29일)). 러 대통령은 2012년 9월 쿠릴열도에 최신 무기 추가 배치와 조직 재정비 지시에 관한 ‘쿠릴열도 전력 증강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는 그해 5월 쿠나시르와 에토로후 섬에 이동식 대함미사일, 이동용 전략핵무기 토플-M 방공 미사일 시스템, Mi-28 대전차 공격헬기 등 최신예 무기를 배치하는 군사 요새화 계획안을 마련한다. 당시 마카로프 총참모장은 2015년까지 주둔부대가 최신무기를 갖춰 전혀 새로운 부대로 바뀌고 전투력도 몇 배 향상될 것임을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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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 남쿠릴 군사력 증강 현황 강태호,

“러시아의 해양정책과 베링해·쿠릴열도 미일분쟁”, 『한겨레신문』 (2015.11.19.)>


  러시아는 상륙함 전력 증강 계획 안에 프랑스제 미스트랄 강습 상륙함 4척 도입을 추진하는데 이중 1번함을 블라디보스토크함으로 명명하고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 전력으로 배치할 것을 추진했었다. 쿠릴열도에서의 안보 강화 차원으로 해석하고 올해 배치를 예상했었으나, 서방의 對러시아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로의 도입은 무산되었다. 배치가 되었다면 쿠릴열도 뿐만 아니라 아태지역의 안보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 쿠릴열도에서의 군사분쟁 가능성과 함의 
 

  쿠릴열도는 전략적경제적 군사요충지로써 양국간 치열한 외교전 및 군사적 조치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시작된 쿠릴열도의 전력증강은 단순히 러일 간 쿠릴열도의 영유권 분쟁 차원으로 해석하기에는 이 지역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영토분쟁 차원을 넘어 러시아 태평양 함대 전력의 해상 교통로 확보라는 전략적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 전력 증강이 더욱 구체화 될 시 일본의 대응전력 증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미국 또한 미일 안보체제를 중심으로 쿠릴열도의 영유권 분쟁에 간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중국 또한 북극해 개발과 북동항로와 관련된 同 지역의 영토분쟁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쿠릴열도에서의 실효적 지배를 명분으로 이 지역에서의 군사력 증강이 지속되면 지금보다 러일 간 갈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일본의 우익세력들은 이것을 빌미로 하여 여론을 형성하여 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힘을 실을 것이다. 또한 영토분쟁에서 수세에 밀려있는 일본은 역내 러시아 해군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을 적극 활용하여 미·일 동맹을 통한 러시아를 견제할 것이다.
 

  쿠릴열도의 영유권 분쟁은 역내 지역안보 문제와 연계되어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강력한 군사적 조치에 대한 일본의 군사적 대응 여부는 앞으로 지역 안보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러시아는 한반도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여 왔다. 구한말과 20세기 초, 그리고 냉전시대는 소련을 통해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구소련을 승계한 러시아는 극동의 증강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유사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안보를 생각하며 러일 간의 쿠릴열도 분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함의를 분석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외교부, 『2015 일본개황』, (서울: 대한민국 외교부, 2015)
임경한 외 『21세기 동북아 해양전략 : 갈등과 협력의 딜레마』 (서울: 북코리아, 2015)
진창수 편, 『동북아 영토분쟁과 일본의 외교정책』 (서울: 세종연구소, 2008)

“러, 쿠릴열도 분쟁서 日 지지한 미국 비난”, 『연합뉴스』 (2011. 6.23.)
“러, 中 근로자 고용해 쿠릴열도 개발”, 『연합뉴스』 (2011.7.28.)
“러시아의 해양정책과 베링해·쿠릴열도 美日 분쟁”, 『한겨레신문』 (2015.11.19.)
“日 집권당 부총재 내달 러시아 방문... 영토분쟁 논의”, 『연합뉴스』 (2015.12.20.)
“대한민국 하늘 지키는 ‘천궁’엔 러시아 피가 흐른다”, 『RUSSIA포커스』 (2013.9.5.)

인터넷 영문판 2015년 일본 방위백서 Part I Security Environments Surrounding
Japan, Chapter 4. Russia. <http://www.mod.go.jp/e/publ/
w_pa\-per/2015.html> (검색일: 2015년 12월 20일)
“러, 쿠릴열도에 최신 방공 미사일 배치할 것”, <http://sbscnbc.sbs.co.kr> (검색일 : 2015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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