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1) > E-저널 2020년 ISSN 2465-809X(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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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호(2-3월)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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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동하 작성일20-03-06 15:07 조회8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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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공군
대령 김동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관련하여 1단계 합의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세계경제가 미·중 무역전쟁 이후 또다시 먹구름에 쌓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해 자신의 경제적 공적을 내세우기 바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며,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미·중 무역전쟁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5세기경 27년 동안이나 지속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을 아테네의 급증하는 파워를 스파르타는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었다라고 설명하였다. 즉 아테네에게 패권을 빼앗길 것 같은 불안에 빠진 스파르타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현시대에 적용하면 미국은 힘이 날로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부상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라고 도출해 낼 수 있으며, 이러한 담론을 미·중 무역전쟁의 사례에 적용할 수 있다.

 

 2018년부터 이어져 온 미·중 무역전쟁은 202011단계 무역합의안을 서명할 때까지 미국이 선제공격을 가하면 중국이 방어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1 참조) 미국은 현재 자유주의 무역질서를 주도한 장본인이며 중국은 이 자유주의 무역질서 하에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경제적·군사적 공공재를 제공하며 자유주의 무역질서의 틀을 유지해왔으며, 중국은 1979년 미·중수교 이후 2001년 미국의 도움으로 WTO에 가입하면서 외국자본과 국제시장,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가공무역으로 급성장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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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연합뉴스(2020.1.16.) ·1단계 무역합의 서명...., 2년간 2천억불 미 제품 구매

 미·중 무역전쟁의 원인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 정치지도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국내 정치·경제환경적 측면과 국제질서에서 발생하는 정치권력의 전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패권전쟁 측면으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정치·경제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도한 외교적 결과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쇠락해 가는 산업의 지역 노동자와 몰락하는 중산층에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위대한 미국의 재건(Make America Great Again)”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후 자신의 지지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또한 시진핑 주석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중국몽(中國夢)”의 달성을 위해 일인권력 강화의 필요성을 주창한 상황에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배의 정당성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에 결코 후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당면한 자국내 정치환경이 미·중 무역전쟁의 원만한 해결을 제약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패권경쟁으로 보는 이유는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약화되는 반면 중국의 영향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과거 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패권경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미국은 1985년 유럽의 경제대국들과 함께 일본의 환율을 절상하는 플라자 합의(Plaza Accord) 체결을 통해 대일 무역적자를 개선하고 일본의 추격을 뿌리쳤다. 하지만 현재 전개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과거 일본과 다른 것은 경제규모 면에서 1980년대 일본의 GDP는 미국 GDP30% 정도였던 반면 오늘날 중국의 GDP는 미국 GDP의 약 60% 정도로 추산되고 있어 경제적 파급력이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에 맞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일종의 자유무역지대인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의 설립을 주도하는 등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당명한 자국내 정치·경제환경적 요인과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대응이라는 패권경쟁 요인의 복합적 상황에 의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 1단계 합의의 결과, 승자는 누구인가?

 

 2020115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했다.(2 참조) 2년간 끌어오던 미·중 무역전쟁의 해결 물꼬를 텄다. 이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무역 합의안에 서명한 후 트위터 계정에 “(이번 합의를 통해) 2,500억 달러가 우리나라로 돌아올 것이라며 이제 2단계 시작을 위한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고 자평했다. 공개된 1단계 합의문에는 중국이 2021년까지 미국의 제조, 에너지, 농업 분야 상품과 서비스를 2,000억 달러 이상 더 구매한다는 내용과 중국이 지식재산권(IP) 보호를 강화하고 자율적인 기술이전을 약속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화웨이 제재, 사이버 보안 등 민감한 사안은 2단계 협상 테이블로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갈등의 불씨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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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단계 합의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사실상 휴전으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연간 구매량을 최대 500억 달러까지 늘리는 데 합의했고, 미국은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30%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서구 언론들은 중국의 승리라 하고,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구조적 개혁 없이 미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했다고 평가했다. 핵심 쟁점이라고 해야 할 환율조작 문제, 지식재산권 보호장치 강화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미국이 줄곧 요구했던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문제도 추후 논의하기로 한 것이 전부다. 미 의회 및 산업계의 평가도 1단계 합의로 인해 불확실성은 일부 제거되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며, 미국 기업들에 공정한 경쟁의 장을 확대하는 것과 같은 장기적 변화요구는 외면하였으며, 중국의 합의 이행에 대한 불투명성을 제기하는 비판적인 시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승부가 확실해질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잠정적 합의와 휴전, 그리고 다시 상황의 악화와 분쟁, 재협상으로 이어지는 일은 반복될 것이다. 중국의 자세는 확전은 피하지만 그렇다고 굴복하지는 않겠다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관계없이 대중국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추격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은 누가 집권하든 그대로일 것이다. ·중 무역전쟁은 단기적으로는 부분적 봉합이 되겠지만 양국간 갈등은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기나긴 전쟁이 될 것이다. 향후 어느 나라 경제가 타격을 더 입는지에 따라 협상의 위치와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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