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갈등관리와 조직 효과성 향상방안 

 -해군 초급간부와 병사들의 갈등관리를 중심으로-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김종서 교수

Ⅰ 서 론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갈등은 항상 발생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인간의 삶은 갈등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갈등은 가치관, 사고방식, 신념 등의 개인적인 특성과 여러 상황에 따라 발생하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직 문화, 인간관계, 직무 역할, 근무 환경, 의사소통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끊임없는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불안정하고 급변하는 국내외 안보환경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및 위협속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과 군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부분 병역의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군에 입대하는 신세대 장병들은 사고방식과 가치관, 건강, 성격, 가정, 이성관계 등의 개인적 문제와 특성으로 인한 갈등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장병들은 사회와 전혀 다른 군조직과 군대 문화, 계급에 따른 직책과 역할 등의 특수한 군복무 환경 가운데 군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대인 및 역할갈등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갈등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심리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우리나라 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전투 수행과 일반 업무의 행동 주체인 초급간부와 병사들의 경우, 군복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군대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안고 입대하여 군생활을 하면서 개인적 특성으로 인한 개인갈등과 상하 간 인간관계로 인한 대인갈등에 직면하게 된다. 초급 장교 및 부사관의 경우에, 간부로서의 역할 수행을 하면서 실수가 쉽게 용납되지 않는 군의 특성과 병사들을 지휘통솔하여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측면에서 엄청난 부담과 갈등을 느끼게 되고, 병사들은 계급과 직책에 따른 임무수행 과정에서 임무 이해, 군대용어, 인간관계 등 모든 것이 생소하고 어렵게 느끼는 가운데 매우 심한 갈등을 느끼게 된다. 

 특히, 해군의 경우에는 각 종 함정의 좁은 공간과 열악한 근무 환경 하에서 군생활하고 있는 초급간부와 병사들의 심리적 갈등을 효율적으로 해소 및 관리하지 못한다면, 장병 개인, 부대, 군 신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군 본연의 임무수행을 완수하지 못함으로써 국가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본 기고문은 어려운 여건하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초급간부와 병사들이 군에서 겪고 있는 심리적 갈등에 대한 효율적인 갈등관리를 통하여 군조직의 효과성과 전투력 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Ⅱ 갈등관리 및 조직 효과성 향상 방안

  1. 갈등의 개념 및 유형

  갈등이란 칡(葛) 덩굴과 등나무(藤) 덩굴이 서로 뒤엉킨 복잡한 상태를 나타낸다. 이를 인간의 사회생활에 적용해 보면, 갈등이란 이해 당사자 간에 사고방식, 가치관, 견해, 목표 등이 서로 상충된 복잡한 관계에 있는 인간 내면의 심리적 상태를 나타낸다. 따라서 갈등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일이 복잡하게 뒤엉켜 풀기 어려운 상태를 말하며, 이러한 상태가 되면 사람 또는 집단 사이에 의견 대립이 발생하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서로 불신하게 되며 적대적인 관계가 된다. 즉 갈등 상태에 있게 된다.

 이러한 갈등은 조직 발전에 기여하는 순기능적 갈등도 있지만, 조직에 해가 되는 역기능적 갈등도 있다. 따라서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갈등은 조장하고, 조직에 해가 되는 갈등은 감소시키는 갈등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군조직 내의 주요 갈등을 규명하고, 효율적인 갈등관리방안을 통하여 군조직의 효과성을 향상시키려고 하는 측면에서 군조직 내 갈등은 「군복무 중인 장병들이 부대 내에서 군조직과 군대문화 및 개인적 특성, 상하 인간관계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심리적인 고민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갈등 유형은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하지만, 군의 특성을 고려하여 군조직의 갈등 주체 및 발생 영역을 기준으로 개인갈등(intraindividual conflict), 대인갈등(interindividual conflict), 조직갈등(organizational conflict)으로 분류할 수 있다.

 2. 갈등관리방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개인, 조직, 군대, 국가 등은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여 항상 크고 적은 갈등 가운데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들은 조직에 이익이 되는 순기능적인 것과 조직에 해가 되는 역기능적인 것이 있는데, 순기능적인 갈등은 조장하고 역기능적인 갈등은 예방 및 해소 대책을 강구하여 효율적인 갈등관리를 함으로써 개인과 조직의 효과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의 기본적인 대응 방법과 갈등 관리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가. 기본적 대응방법

 Ruble & Thomas는 갈등 당사자들이 갈등을 다루는 협력성과 독단성의 2차원 모형을 제시하였다. 협력성(cooperativeness)은 다른 갈등 당사자를 만족시키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고, 독단성(assertiveness)은 자신의 관심사를 만족시키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차원이 갈등의 회피, 경쟁, 순응, 타협, 제휴의 다섯 가지의 갈등 처리 방식을 만들어 낸다.

  나. 상황별 갈등 관리방안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갈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갈등 관리방안으로는, 사전에 예방하는 방안과 이미 발생하였고 조직에 해가 되는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있으며, 조직에 이익이 되는 순기능적 갈등을 자극하는 방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의 예방, 해소, 자극 방안은 조직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적용하여야 한다.

 갈등관리방안 중에서 갈등예방방안은 장차 발생 가능한 해로운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갈등수준과 조직 효과성 관계>에서 보면, 현재 상황 1, 2, 3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갈등 발생 시 조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갈등 발생을 억제하는 방안이다. 갈등의 해소방안은 과도한 상태에 있는 갈등 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어 주는 방안이다. 그림의 상황 3에 있는 갈등을 상황 2 수준으로 갈등의 정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이라 할 수 있겠다.

  갈등의 자극 방안은 갈등 수준이 너무 낮은 수준에 있는 개인이나 조직에게 갈등을 조장시킴으로써 이런 조직의 특성인 환경 변화에 느린 적응, 낮은 도전 의식,  무관심 등의 역기능을 제거하고 적절한 갈등 수준을 유지시켜서 목표 행동, 혁신과 변화, 문제 해결 노력, 환경변화에 적응 등의 순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즉, 갈등의 예방 및 해소방안은 갈등 수준을 감소시키는 방안이며, 갈등의 자극 방안은 갈등 수준을 중대시키는 방안으로 작용하게 된다.

 3. 갈등관리의 실용적 측면에서 조직 효과성 향상방안

 다음은, 갈등관리의 실용적 측면에서 군조직의 직무 효과성 향상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네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군에서 갈등관리의 우선적 방안은 갈등 예방방안이며, 부차적 방안은 갈등 해소방안이다. 조직 효과성에 영향을 미치는 갈등관리방안은 갈등의 예방방안, 해소방안, 자극방안 순이며 갈등의 예방과 해소방안은 갈등을 감소시키는 방안이고, 자극방안은 갈등을 증가시키는 방안이다. 또한 초급 간부와 병사들의 갈등유형과 가장 높은 연관성과 영향력을 가진 것이 갈등 예방방안이고, 다음은 해소방안이며 상대적으로 의미가 적은 방안이 자극방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군조직 내 초급간부와 병사들에게 발생하는 갈등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갈등 예방방안을 우선적으로 활용하여 개인적 특성과 인간관계 측면에 잠재되어 있는 갈등의 원인들을 발견하여 부대에 역기능적 갈등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발생한 갈등에 대해서는 갈등 해소방안을 활용하여 적정 수준 이하로 갈등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갈등관리방안 중에서 조직 효과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다음 방안은 초급간부와 병사들 상호간의 신뢰감으로서 이를 우선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추가적으로 상위목표 설정, 군생활 목표 설정, 여가 활용, 상급자 개입 등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병행 활용해야 한다. 또한 초급간부와 병사들의 개인 및 대인갈등을 감소시키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하위방안 역시 조직원 상호간의 신뢰감으로 지휘관이 우선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즉 의사소통 활성화, 상위목표 설정, 내무생활 안정, 군생활 목표 설정, 정책적 배려 등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 갈등관리를 위해서는 갈등의 예방방안과 해소방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상황에 따라 갈등 자극방안을 적절하게 활용하여야 한다. 군에서 갈등의 자극이란 초급간부와 병사들에게 심리적 긴장감을 조성하여 적절한 수준의 갈등을 유지하여 조직 효과성을 향상시키려는 방안이다. 부대 및 조직의 상황에 따라 심리적 자극을 가하여 긴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군기를 확립하고 조직을 활성화시키려는 이 방안은 부대 지휘통솔의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 자극방안은 신세대 장병들의 사고방식, 가치관 등의 특성을 고려하여 상황과 대상에 따라 단기적으로 사용하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군조직의 직무 효과성 향상을 위해서는 인구학적 특성을 고려한 갈등 관리방안을 활용해야 한다. 군에서 초급간부와 병사들의 인구학적 특성 중 계급과 직책에 따라 갈등유형, 갈등관리방안, 조직효과성 등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즉, 군생활과 업무에 미숙한 일 이등병과 기술병 등이 상대적으로 갈등을 많이 느끼고 있으며, 하사는 간부로서 업무나 직책 수행의 역할이 미숙하여 갈등을 많이 느끼고 있는 반면에, 갈등관리방안과 조직효과성에서는 초급간부들이 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군생활과 직책에 대한 업무 적응이 미숙한 일이등병과 기술병, 하사에 대한 갈등관리에 각별한 지휘관심이 필요하다. 

 넷째, 군의 갈등관리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효율적인 갈등관리체계을 정립해야 한다. 군의 주요 정책 관련 민원 해소를 갈등관리로 생각하고 있는 갈등관리개념에 군의 주요 인적자원인 장병들의 갈등관리를 포함시키는 인식의 전환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부대관리의 주요 부분인 사고예방 시스템을 갈등 관리체계에 포함시켜 전투준비 차원의 효율적 갈등관리를 통하여 군조직의 효과성을 제고함으로써 악성사고 예방과 전투력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군에서 부대관리를 위해서 투입하는 지휘관심과 인적·물적·시간적 자원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대관리를 위한 여러 제도 및 대책 중에서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고충상담, 인성검사, 자살 및 성폭력 예방대책, 제대별⸱기능별 사고예방대책 등을 갈등관리에 포함하여 갈등관리체계를 재정립하고, 모든 장교 및 부사관 교육과정에서 갈등관리 개념 및 방안, 활용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하여 갈등관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제대 및 기능별 부대관리 조직 일부를 전환 또는 추가 임무를 부여하여 갈등관리 전담조직 및 인원을 편성함으로써 실질적인 갈등관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Ⅲ 결론 및 정책적 제언

 군의 갈등관리와 직무 효율성 향상에 대한 제언을 부대 특성 및 여건에 맞게 부대관리와 전투력 향상을 위해 적절히 활용하면서, 전투준비 차원에서의 효율적 갈등관리를 위해 아래와 같은 정책적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군의 갈등관리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군의 갈등관리에는 군의 주요 정책뿐만 아니라 장병 개인, 군조직, 군대문화 등과 관련된 갈등 모두를 포함해야 한다. 특히, 군조직의 가장 중요한 인적 요소인 초급간부와 병사들의 갈등문제를 전투준비차원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군조직의 효과성을 제고함으로써 악성사고 예방과 전투력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군의 갈등관리 관련 법령, 제도, 조직 등을 실효성있게 보완해야 한다. 국방부와 각 군의 부대관리와 갈등관리 관련 법령, 제도 등을 군 특성에 맞게 보완하여 효율적인 갈등관리를 할 수 있는 교육, 전담 인원 및 조직, 방법, 예산 등을 포함하여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거버넌스 관점에서 군의 갈등관리 관련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 현역 및 전역 장병들의 효율적인 갈등관리를 위한 병영문화, 병무, 복지, 의무,  제대군인 지원정책 등에 대한 거버넌스 관점에서의 정책적 보완을 해야 한다. 즉 국가안보는 전 국민의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로서, 위에서 제시한 주요 정책들의 결정 및 추진을 위해서는 국방부와 각 군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정부 부처, 국회, 지방자치단체, 사회 시민단체, 장병 및 가족, 기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여 실효성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군조직과 군대문화 특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갈등관리체계 정립이 필요하다. 부대관리 차원의 사고예방 시스템을 갈등관리에 포함시킨 효율적인 갈등관리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군의 부대관리 및 사고예방을 위해 운용되고 있는 인사 실무자, 군종장교, 군의관, 고충 상담관,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부사관 조직, 군종병 등의 병원관리 기능을 갈등관리 체계에 포함시키고, 제대별 인사기능에 갈등관리 전담 조직 및 임무를 편성하여 실질적인 갈등관리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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