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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호(8-9월) | 군사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미국 해병대의 전력구조와 작전개념 변화가 주는 전략적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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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덕기 작성일21-09-14 17:07 조회1,0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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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미국 해병대의 전력구조와 작전개념 변화가 주는 전략적 함의


김덕기​1)

I. 서론

 미국 해병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군구조와 작전개념이 크게 변함없이 유지되어온 조직으로 이제 동일한 군 구조와 작전개념하에선 인도·태평양 전략 지원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장 환경에서의 해군지원으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군사과학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무기체계와 연계하여 합참의 군사전략을 구현하고 해군과의 협동작전을 강화하기 위해 전통적 상륙작전 개념에서 벗어나 원정기지작전(EABO: Expeditionary Advanced Base Operations) 개념을 발전시키는 중이다.​2) 특히, 미 해병대의 EABO는 해군이 중국의 A2/AD 위협으로부터 우군을 보호하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발전시키고 있는 전력 분산해양작전(DMO: Distributed Maritime Operations)​3)과 경쟁적 전장환경에서의 연안작전(LOCE: Littoral Operations in the Contested Environment)​4)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EABO의 궁극적인 목적은 해군의 DMO 작전시 신속한 전방 전개와 현시를 통해 전략적 이점을 제공하여 전쟁 승리를 보장하는데 있다.

 미 해병대 『Force Design 2030』​5)의 최종 목적은 원정기지작전을 통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현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벌어질 중국과의 충돌에서 승리하는데 있다.​6) 이를 위해선 막대한 예산과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에 따른 국방비 제약으로 인해 기존 전력을 축소하거나 폐기하는 비용 절감이 병행되어야 한다. 개혁 추진 과정에서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산을 포기하지 못한 채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백화점식’ 혁신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미 해병대는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버리면서 EABO를 수행할 수 있는 전력구조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본 논문은 최근 미국 해병대가 군사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전력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고, 전통적 상륙작전 개념에서 탈피하여 인도·태평양 전략 구현으로 해군의 전력 분산해양작전, 경쟁적 전장환경하에서 실시하고 있는 연안적전 등에서의 승리를 지원하기 위해 발전시키고 있는 EABO 작전개념의 전략적 함의를 도출하는데 있다.


II. 미 해병대 전력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인가? 

 최근 많은 국가들이 군사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군구조를 변화시키면서 새로운 안보환경, 즉 다영역작전(MDO: Multi-Domain Operations)​7)에서 승리하기 위한 작전개념을 발전시키는 중이다. 특히 미 해병대의 전력구조와 작전개념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군사과학기술의 발전이다. 인공지능(AI)은 Deep Learning 등을 통해 인간의 지능적 행동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기술로 발전하면서, 군사패권을 좌우할 핵심기술로 부상하였다. 또한, 자율무기‧자율주행은 현재 초기 단계 수준이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 ICBM,​8) 정보통신기슬(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탐지 센서, 5G, 배터리 등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AI 기술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요소로는 ① 수치·문자·영상 등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정보 및 데이터로서 AI 경쟁력 우위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인 빅데이터, ② 논리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절차·방법·명령어 등의 집합으로, 특히 전쟁 주체를 인간 → AI로 전환하는 핵심기술인 알고리즘, ③ 급속도로 증가하는 빅데이터에 대한 연산시간 단축을 통해 AI 기술 발전 및 AI 산업을 견인하는 기반 체계인 Computing Power 등이다. 이런 군사과학기술 발전으로 UAV, USV, UUV 등이 등장하면서 전력구조 변화가 불가피하였다. 또한, 이란이 새로운 군사과학기술에 의존한 무기로 자국 영공을 침범한 美 무인기에 대한 공격(2019.6)과 미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군함에 접근하는 이란 무인정찰기를 격추(2019.7)시킨 사건 등이 영향을 미쳤다. 

 둘째, 중국, 이란을 포함한 경쟁세력이 보유한 첨단 무기체계와 연계된 지역거부(AD: Area Denial) 전략은 합동군의 전력투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 해병대는 원정작전을 주로 수행하고, 대규모 해상・공중수송을 통해 전력을 신속하게 분쟁지역으로 투사한다. 하지만, 적대세력은 초정밀 장사정 무기체계를 개발하여 미 해병대의 전력투사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일례로 중국의 ‘SA-21’과 같은 지대공미사일은 미 해병대의 공중전력투사를 거부할 수 있다. ‘SA-21’은 러시아제 S-400 미사일을 개조한 것으로서 최대 400㎞ 밖의 표적 100개를 탐지 및 추적하고, 이 중 6개를 동시에 격추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스텔스기의 요격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군은 본토와 난사군도 사이에 있는 서사군도에 ‘SA-21’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중국군은 남사군도 지역에 대한 타국군의 접근거부를 달성할 수 있다.

 셋째, 중국은 남중국해는 물론, 동중국해에서 분쟁 발생시 미군의 대규모 항모전단, 사전배치전단(MPF: Maritime Prepositioning Force), 해병공지기동부대(MAGTF: Marine Air-Ground Task Force) 등을 2도련선(島鏈線/Island Chain) 외곽 지역에서부터 타격하여 미국이 동맹국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접근거부(A2: Anti-Access) 전략과 능력을 강화 중이다. 예를 들면, 비대칭전력이면서 항공모함 Killer로 불리는 초음속 미사일 DF-21/DF-26은 미군의 해상전력투사를 방해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중국은 마하 30 속도를 가진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풍동시험장을 구축하는 등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극초음속무기를 지속 강화 중이다.​9)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우주무기 등이 발전하면서 지상뿐만 아니라, 해상, 공중, 사이버・전자기 영역을 전투공간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일례로 IS조차도 급조드론, SNS, 재머(Jammer) 등을 활용하여 제한적이지만 공중과 사이버·전자기 영역을 활용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을 제공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나란히 우주 공간을 개척하고 있는 모습에서 잘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적대세력은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전자기 등 모든 영역에서 해병대를 포함한 합동군과 대등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다.


III. 미 해병대의 전력구조는 어떻게 변화되고 있나?

 1. 전력구조 변화의 기본 개념

 미국 해병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 동안 세계 최강 군대의 지위를 누려왔던 조직으로,『Force Design 2030』을 통해 다시 설계중이다. 지금까지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 육군과 동일한 장비로 무장하고 적 해안으로 돌격하던 전통적 형태의 거대한 군 조직은 사라지게 된다. 대신 무인체계와 원정기지역할을 하는 경(經)상륙함, 이동식 지대함미사일, 다연장로켓 등을 갖추고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는 군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 해병대는 2030년까지 전차를 모두 퇴역시키고, 공격헬기와 수직이착륙기 부대, 포병부대를 비롯한 기존 전력도 감축한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군대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면서 병력 감축, 부대구조 개편 등 많은 분야에서의 도전이 예상된다. 그러므로 미 해병대는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버리면서 EABO를 수행할 수 있는 전력구조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2. EABO 수행을 위한 전력구조 추진 방향

 EABO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와 같은 Grey Zone에서 중국과의 군사충돌 상황에서 무장교전구역(WEZ)에 전력을 집중하여 승리하는 것이다.​10) 미 해병대는 『Force Design 2030』을 통해 지금까지 M1A1 전차와 브래들리 전투강갑차 중심으로 이라크, 아프간 그리고 시리아 내륙에서의 지상작전을 수행하였는데 인도·태평양에서 가상의 적과 Grey Zone에서의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으로 개편하고 있다.

 미 해병대가 『Force Design 2030』을 통해 EABO 수행능력을 구축하는 방향은 다음과 같다.​11) 첫째, 현재 전체 미군 병력이 축소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해병대 총 병력을 감축한다. 둘째, 원정기지에서 섬과 연안으로 신속한 작전이 가능하도록 부대 규모를 다시 편성한다. 셋째, 전통적인 상륙작전 비중이 축소되면서 EABO 작전이 가능하도록 상륙전을 수행하는 장비와 무장을 개편한다. 

 넷째, EABO 작전시 원정기지 역할을 하는 기존 상륙강습함(LPH/LHA)을 경(輕)상륙강습함(LAW: Light Amphibious Warship)으로 교체한다.​12) 그러나 미국해군은 의회에 2022년 예산 제출시 새로운 장기 군함 건조계획안도 제출(2021.6)하였는데 예산부족으로 해병대의 EABO 준비에 영향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특히 미 해군이 의회에 제출한 새로운 함정 건조계획에 따라 해병대를 지원하는 상륙함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 해군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355척 군함 건조계획을 지속 추진하면서 해병대가 요구한 2개 원정여단(MEB: Marine Expeditionary Brigade) 지원에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함정건조계획에 따라 해병대가 요구한 MEB 수송 능력을 2개에서 1개로 줄이면서 필요한 전력으로 대형상륙함을 최대 31척 요구하였다. 31척에는 강습상륙함(LHA/LHD) 10척, 상륙선거함(LSD)/수송상륙함(LPD) 21척으로 구성된다.​13) 한편 미 해병대는 해군의 분산해양작전과 MDO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원정기지작전을 위해 병력 27명과 고기동 다연장 로켓 하이마스(HIMARS) 같은 무기를 수송할 수 있는 LAW를 최대 36척 확보하여 대형수송륙함 전력을 보완할 예정이다. LAW는 최소한의 자체 방어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며, 해상에서 상업 선박들과 뒤섞여 적이 탐지·식별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해군은 저렴한 LAW를 원하고 있다.​14)​ 그리고 원정기지로 운용되고 있는 LPD와 LHA로 구성되는 상륙대기군(ARG)/해병원정타격단(ESG) 개선은 미 해군 DMO, LOCE 및 EABO와 연계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IV. 미 해병대의 원정기지작전 추진 방향은?

 미국 해병대는 위에서 분석한 방향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진 중이다.

 첫째, 미군의 전체 병력이 축소되고 있는 환경에서 해병대의 총병력을 현재 18만 9천명에서 2030년에 17만명으로 감축 중이다.

 둘째, 원정기지에서 섬과 연안으로 신속한 전개와 작전이 가능하도록 부대를 편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50-100명 규모로 부대를 편성할 계획이다. 헬기 또는 V-22 Osprey 수직이착륙기를 이용하여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도서탈환 및 방어 작전에 병력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종 첨단 무인기와 MV-22 헬기로 무장된 해병연안연대(MLR: Marine Littoral Regiment) 운용으로, 이들 부대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도서탈환 및 방어작전에 투입하여, 약 48-72시간 단위로 도서작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셋째, 전통적인 상륙작전 비중이 축소되면서 보병대대를 개편 중이다. 이것은 전통적 강습상륙작전(Amphibious Assault Operation) 비중 감소에 따라 상륙중대를 6개에서 2개로 감축함에 따른 조치로서 보병대대를 24개에서 21개로 감축 중이다. 그 대신 새로운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무인기 대대를 증편 중이다.

 넷째, 상륙부대의 개편과 연계해서 장비와 무장을 다시 편성 중이다. 특히 2030년까지 전차를 모두 퇴역시키고, 대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MLRS), 미사일 중대 등을 늘려서 장거리 정밀타격능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세부추진 내용은 ① 기존 AAV7형 상륙장갑차를 신형 상륙전투차량(ACV)과 신형정찰차량(ARV)으로 대체 중이다. ② M777 견인 곡사포로 무장된 포병대대를 16개에서 5개로 감축한다. ③ 다연장 로켓대대를 7개에서 21개로 증편하며, 이들은 기동이 빠른 M142 고기동 포병 로켓발사대(HIMARS)로 무장한다. 그중 일부 대대는 토마호크(Tomahawk) 해양 타격 미사일(MSM), 콩스버그(Kongsberg) 해군 타격 미사일(NSM) 등의 대함 전술 미사일로 무장하여 인근 해양을 지나는 가상의 적 함대를 공격한다. ④ 기존의 M1A1 에이브럼스 전차대대를 폐지한다. ⑤ 전전장(all-domain) 정찰감시 중대를 9개에서 12개로 증편한다. ⑥ 해병대 강습전투기(VMFA) 대대의 항공기 대수를 10대로 줄이며, 총 18개 비행대대를 유지한다. ⑦ MV-22 오스프리(VMM) 비행대대를 17개에서 14개로 감축한다. ⑧ 중헬기(HMLA) 비행대대를 8개에서 5개로 감축한다. ⑨ 공중급유(VMGR) 비행대대를 7개에서 5개로 감축한다. ⑩ 무인기(VMU) 비행대대 3개에서 6개로 증편한다.

 반면 장거리 정밀타격능력은 대폭 강화된다. 대함미사일을 쏠 수 있는 다연장로켓(MLRS) 발사대 규모를 현재보다 300% 늘린다. 미사일 중대도 7개에서 21개로 증강된다. C-130J 수송기 중대는 3개에서 4개로, 무인비행대대는 3개에서 6개로 늘어난다. 레이저 무기와 무인보트 등도 새롭게 도입된다.

 넷째, EABO 작전시 원정기지 역할을 하는 기존 상륙강습함(LPH/LHA)은 상륙군을 쉽게 이동·전개시킬 수 있는 LAW로 바꾸는 중이다. 기존 상륙강습함이 ARG를 수송하기 위해 상륙돌격장갑차(AAV) 등을 탑재하면서 대형함정인 점을 고려한 EABO 작전개념에 따라 AAV 탑재보다는 F-35B기 등의 운용 능력을 갖춘 LAW를 건조할 계획이다. 또한, 이를 지원하는 지원함, 수송함 등도 도입된다. 미 해군과 더욱 긴밀하게 통합되는 조직을 만들어 연안 지역에서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하게 할 계획이다. 현재 해군은 기존의 대형 상륙강습함 역할을 대신할 약 8만톤 규모의 원정해상기지함(ESB)인 USS Lewis B. Puller함과 USS Hershel Woody Williams함을 취역시켜 운용 중이다.


V. 미 해병대 EABO 추진의 전략적 함의 및 한국 해병대에 주는 시사점

 1. 미 해병대 EABO 추진의 전략적 함의

 미국의 원정기지작전은 일본 사세보항에 전개된 상륙강습함인 USS America함​15) 등을 원정기지로하여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분쟁을 야기시키지 못하도록 차단하거나 위기 발생시 해군의 분산해양작전을 지원하면서 위기를 관리하는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해병대의 EABO 실행을 위한 파격적인 혁신은 인도·태평양전략을 지원하면서 해군과의 협력하에 중국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대한 해양통제권을 견제 또는 차단함으로써 해양영역(Maritime Domain)을 보호하여16) 중국의 해양패권 도전을 견제하는 것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남사군도 등에 인공섬을 만들고 비행장과 항만 시설을 설치하여 군사기지화하고 있다. 요새화가 완료되면 남중국해는 중국의 ‘내해(內海)’로 전락한다. 일본 규슈에서 대만에 이르는 동중국해 해역에는 다수의 섬이 산재해 있다. 중국해군과 공군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면 이 섬들을 지나야 한다. 중국은 이러한 전략적 환경으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내해화하면서 미국이 제2도련선 안으로 자유롭게 들어오거나 대만해협 위기시 바로 개입 또는 대응하지 못하도록 A2/AD 전력을 강화 중이다. 

 새롭게 개편될 미 해병대는 중국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진출을 저지하는 첨병역할을 할 수 있다. 섬과 섬 사이를 신속하게 옮겨다니는 ‘개구리 뜀’ 전술을 통해 중국해군을 공격한 뒤 고속상륙정을 이용해 다른 섬으로 이동하여 전투를 수행하게 된다. EABO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선에서 싸웠던 미군이 사용했던 전술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버전이다. 당시 미군은 태평양에 산재한 섬에 상륙해 일본군을 격퇴한 뒤, 비행장과 항만 시설을 만들어 군함과 항공기를 섬에 집결시켰다. 섬에 모인 군함과 항공기는 미 해군 항공모함과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병력을 태운 채 다른 섬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미국의 EABO를 위한 전력개편 등 새로운 구상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례로 미국해군은 핵추진항공모함 Gerald Ford급 건조과정에서 예산 초과 등의 문제가 발생, 초대형 항모 보유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상태다. 또한, 예산 압박으로 Arleigh Burke급 이지스 구축함 성능개량도 뜻대로 되지 않는 상태다. Columbia급 전략핵추진잠수함(SSBN) 건조, F-35C 도입 등 신규 프로젝트가 산적한 상황에서 미 해병대가 요구하는 건조비가 낮은 경상륙함이나 고속상륙정 등이 제때 확보될지 불투명해 보인다.

 향후 미 해병대는 해군과 더욱 긴밀하게 통합되는 조직을 만들어 연안 지역에서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해병대의 구상이 실현되면 1만여명 이상의 병력과 중장비를 동원해 적 해안으로 돌격하는 대규모 상륙작전은 2030년 이후에는 자취를 감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 무인기와 UAS, 레이저,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다수의 소규모 부대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출현할 전망이다. 전통적 의미의 상륙작전이 사라지는 셈이다.


 2. 한국 해병대에 주는 전략적 함의

 한국 해병대가 한반도 유사시 미 해병대와 함께 수행할 전통적 의미의 상륙작전은 북한 내륙지역에 상륙하여 지상군과 연계작전(Link-up Operation)을 수행하는 개념이다. 그만큼 연합작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미 해병대가 대규모 상륙작전 능력 유지를 재검토하여 부대를 재편하고, 상륙작전 개념을 원정기지작전 중심으로 바꾼다면 한국 해병대만으로 북한 내륙지역 상륙을 감행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공중지원은 미 해군에 의존할 수 있지만, 실제 해상에서 이루어지는 상륙작전은 한국 해병대가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해병대는 사단급 상륙작전을 위한 전력 확보를 추진 중이다. 2030년 이후 독도함과 마라도함 외에 경항공모함 1척을 추가 확보하고, 병력 650명과 헬기 2대를 탑재하는 수송함(LPD) 4척 이상을 건조하여 고속전투주정과 상륙기동헬기 및 공격헬기부대를 창설해 상륙작전 능력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서북도서용 무인정찰기와 수직이착륙형 무인정찰기, 경(經)전투로봇 등 다양한 종류의 무인체계를 도입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안도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미 해병대가 ‘해군 속의 육군’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난다면, 한국 해병대가 갖게 될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미 해병대는 대규모 전투 상황에서 육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국방개혁 2.1에 따른 병력 감축과 부대 개편의 영향 속에서 한국 육군이 해병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해군과 해병대 전력으로 향후 상륙작전을 어떻게 진행할지, 갖춰야 할 전력과 부대구조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안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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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 Marine Corps Force Design 2030,” USNI News, March 26, 2020. 


<각주>

1) 동아대학교 특임교수/e-mail: strongleg77@gmail.com

2) U.S. Marine Corps, Expeditionary Advanced Base Operations(EABO) Handbook (June 1, 2018).

3) U.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CRS), Navy Force Structure and Shipbuilding Plans: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CRS Report RL32665 (September 8, 2020), p. 22.

4) U.S. Marine Corps, “Littoral Operations in A Contested Environment,” https://www.candp. marines.mil/Concepts/Subordinate-Operating-Concepts/Littoral-Operations-in-a-Contested-Environment/(검색일: 2021.8.29).

5) U.S. Marine Corps, Force Design 2030 (March 2020).

6) “Document: Marine Corps Force Design 2030,” USNI News, March 26, 2020.

7) MDO는 지상, 공중, 해상, 우주, 사이버·전자기 등 6개 영역에서 다양한 전력을 운용하는 개념이다.

8) ICBM: 사물인터넷(I), 클라우드(C), 빅데이터(B), 모바일(M).

9) Stephen Chen, “Mach 30 wind tunnel to ‘put China decades’ ahead in hypersonic race,” South China Morning Post, May 31, 2021.

10) “Document: Marine Corps Force Design 2030,” USNI News, March 26, 2020.

11) U.S. Marine Corps (2020), op. cit.

12) U.S. CRS, Navy Light Amphibious Warship(LAW) Program (August 2020).

13) U.S. CRS, Navy Force Structure and Shipbuilding Plans: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August 3, 2021), p. 7.

14) 보다 자세한 내용은 U.S. CRS, Navy Light Amphibious Warship(LAW) Program (August 10, 2021) 참조

15) Ben Werner, “Amphibious Assault Ship USS America Arrives In Japan,” USNI News, December 6, 2020.

16) U.S. Department of State, A Free and Open Indo-Pacific: Advancing a Shared Vision (November 4, 2019), pp.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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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김종서 | 01-18 | 1197 강군 육성 및 병영문화 혁신방안 - 초급장교 중심으로 - 인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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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전기석 | 01-18 | 1457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통해 본 군대 인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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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길병옥 | 01-18 | 1183 국가안보 관련 공약 그리고 사활적 안보공백에 대한 소고 인기글
국가안보 관련 공약 그리고 사활적 안보공백에 대한 소고 길병옥 충남대 국가안보융합학부 국가안보의 사활적 이익에 대한 논란이 최근 불거지고 있다. 병사 월급 200만 원 지급에서부터 한미동맹의 방향 그리고 동북아 국제정세에 있어서 관계설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중…
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이승준 | 01-18 | 1237 국회 경항공모함 사업 예산안 심사 시 드러난 심사 위원들의 인식 및 문제점 분석 인기글
​ 국회 경항공모함 사업 예산안 심사 시 드러난 심사 위원들의 인식 및 문제점 분석 ​ 이승준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교수연구원) ​ Ⅰ. 서 론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항공모함’ 확보사업의 예산안(2022년)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국방예산…
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이세영 | 01-18 | 1448 이순신 장군과 노량해전(露粱海戰) 인기글
​ 이순신 장군과 노량해전(露粱海戰) 이세영 교수 670km를 걸어 남해로 이순신 장군은 32세 늦은 나이에 무과에 급제하여 노량해전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22년 동안 군 생활을 했다. 오늘날 군 간부들이 임관하여 장기 복무를 하고 전역하게 되면 대부분이 군에서 평생을 보내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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