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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호(8-9월) | 이스라엘군의 징병제와 혁신적 적재적소 운용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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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임익순 작성일21-09-16 13:52 조회1,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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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징병제와 혁신적 적재적소 운용 문화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임익순


1. 서론

 아랍국들에게 둘러싸인 이스라엘을 방위하는 이스라엘군이 막강하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1948년 독립한 이래 주변의 아랍 국가들과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도 중동지역의 국제관계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에도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호하는 아이언돔의 위력은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

 

2. 이스라엘군의 징병제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에 대한 의무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육·해·공군을 주축으로 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병력 규모는 17만 6천여 명으로 기갑, 보병, 포병 등으로 이루어진 지상군, 해군, 공군 외에도 다양한 부대들이 운영되고 있다. 피랍된 인질들을 구출한 작전인 엔테베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유명한 낙하산 특수부대인 ‘사이렛 메트칼’ 자폐증 환자 중 우수 인력으로 선발하여 운영하는 ‘9000부대’, 정보 관련 특수부대인 ‘8200부대’, 유대교 근본주의자를 일컫는 하레디로 구성된 하레디 부대가 있다. 얼마 전까지 병역에서 제외되었던 하레디의 특성을 감안한 하레디 부대의 창설과 자원입대가 허용되었다. 이 밖에도 최우수 인재들을 확보하여 운영하는 특수부대인 ‘탈피오트’ 등이 있다.

 이스라엘 고등학생들은 5일간 군 생활 경험을 하는 ‘가드나(Gadna)’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고교 졸업 직후 군대에 입대하거나 1년 정도 유예한 후에 입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성은 최소 3년 이상, 여성은 최소 20개월 이상을 복무하나 최근에는 복무 기간이 조정되어 2020년에는 남녀 각각 30개월, 24개월을 복무하게 된다. 이스라엘 군대의 인력 배치와 교육은 입대 예정인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실시된다. 고교생을 대상으로 입대 1년 전에 방위군 병무청 인사국 행동과학센터가 고교생의 인지능력·적성·심리상담 결과 등을 반영하여 전투병, 포병·기갑병, 전투지원병, 행정병 등으로 점수에 따라 배치하며 개인 전공에 따라 별도의 신청도 가능하다.

 한편, 기업가정신은 군대에서도 확산되어 있으며 창업정신과 창의력 역시 중시된다. 기술 및 이공계 우수 자원은 정보국과 사이버 부대에서 IT 우수 자원으로 선발한다. 특수부대 등은 별도의 자격 요건을 검토하여 자체 선발하며 대상자들은 원칙적으로 장기 복무를 해야 한다. 이때 대상자의 고교 성적과 인지능력·사회성 등에 따라 우선적으로 선발이 이루어진다. 복무 중인 군인들이 제대 후에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술병과는 전역 전부터 기술교육을 제공하며 대학 진학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3. 종교적 문화의 일관성과 다양성의 존중

 이스라엘 군대는 신앙을 중심으로 한 종교 문화적인 특징이 매우 강하고 고유한 이스라엘만의 문화적 색채도 강하게 나타난다. 현재의 유태인들이 다양한 혈통과 혼혈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반영하듯이 이스라엘 군인들의 피부색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이스라엘 병영에서 다문화(Multiculturalism)적인 양상을 군인들의 겉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양에서 드러나는 차이점이 유태인을 규정하거나 성격을 구성하는 요소는 아니며 다문화 국가 혹은 다문화사회를 일컫는 것 또한 아니다. 오늘날의 유태인은 유전적인 혈통이 아니라 종교 문화적인 관점에서 파악되는 정체성이 중시된다. 이와 아울러 이스라엘 국민으로서의 일체감 역시 강조된다.

 이스라엘 국민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유태인은 아슈케나짐(중부 및 동부 유렵 출신 유태인)이 이스라엘의 상층부를 형성하며 세파르딤(남유럽 출신 유태인) 외에도 다양한 배경의 유태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스럽게 이스라엘 군대의 군인 또한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유태인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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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이스라엘 인구구성


 1980년대 이후에 이스라엘의 인구는 외부에서 유입된 유태인들의 영향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팔라샤로 불리는 에티오피아 출신의 유태인들은 1980년대 중반에 발생한 에티오피아의 정세 불안의 영향으로 인해서 신변의 위협이 발생하자 이스라엘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대거 이스라엘로 이주하였다. 1990년대 초에는 소련이 해체되면서 소비에트연방의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던 1백만 명의 유태인들이 이스라엘로 이주하여 정착하였다. 한편, 유럽 내 최대 유태인 거주 국가인 프랑스를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유태인들이 꾸준히 이스라엘로 이민을 오고 있다.

 한편, 현대 유태인의 민족 기원에 대한 논란이 촉발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혈통보다 종교적, 문화적 정체성을 중시한다. 유대교는 역사적으로 포교 활동이 활발했던 때도 있었으며 이와 함께 비유태인 국가들의 유대교로의 개종의 역사도 있다. 4세기에 아랍계 왕국이 주변 정세를 고려하여 유대교를 국교로 삼았던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동로마로 잘 알려진 비잔틴 제국과 이슬람제국의 팽창 속에서 두 세력의 압박을 받았던 흑해 연안에 위치한 슬라브계 하자르왕국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유대교를 국교로 지정하였다. 


4. 예비역을 중시하는 제도

 이스라엘 군대는 현역 못지않게 예비군이 중시된다. 현역의 경우에 장교의 연령도 매우 젊다. 대부분의 장교들은 45세 이전에 전역을 하며 소수의 장성들이 지휘부를 구성한다. 이스라엘에서는 현역 군인 못지않게 예비군의 역할이 강조된다. 예비군 규모는 30만 명에서 40만 명을 넘는 정도이며 병과에 따라 1년에 1~2회 5일 정도 소집되어 현역과 같이 훈련을 받는다. 3년에 1번은 25일 동안 소집이 이루어진다. 한편, 이스라엘의 예비군 훈련 기간은 우수한 군 후배를 회사에 스카우트하는 기회로 활용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군대는 소규모로 유지되고 ‘전 국민이 모두 군인’이라는 개념을 가진 예비군이 주 전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예비군은 퇴근하는 군인’이라는 개념으로 동원 체제를 확립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비군 조직은 청소년 군사조직인 ‘가드나’, 제1예비역, 제2예비역, 민방위대로 구분되며 제1·2예비역 중심으로 편성되는 동원예비군의 규모는 30만 명 규모이다. 가드나는 현역 복무 전에 조직되며 남녀 14~17세로 이뤄진 준군사적 조직으로 평시에는 소정의 군사훈련을 받다가 전시에는 징집돼 연락·통신·간호·보급 등 전투근무지원 분야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스라엘 육군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제1예비역은 현역복무를 마친 자원들로 구성되며, 남자의 경우 39세, 여자의 경우 34세까지 복무한다. 제2예비역은 남자는 44세, 여자는 39세까지 복무하며 후방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민방위대는 예비역을 필한 45~54세의 남자나 지원자로 이뤄지며 경계, 치안 보조, 방공 등의 역할과 함께 재해복구를 담당한다. 예비군에 편입된 남성은 매년 60일 정도의 훈련에 참가한다. 체계적 동원계획을 갖춘 이스라엘은 1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동원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최장 1시간 30분 정도에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5. 다양한 인재의 적재적소 활용에 의한 특수부대 운영

 이스라엘 군대에는 다양한 특수부대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부대가 탈피오트이다. 이스라엘 군대 내 IT 전문가를 육성할 목적에서 만들어진 특수부대인 탈피오트는 상위 5% 이내의 우수 자원을 선발하여 9~10년간 복무하도록 하고 있다. 탈피오트 창설 배경은 민간인 대학교수 2명이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 이후, 강한 이스라엘 군대 육성을 위한 전략적 방향에서 구상하여 탈피오트 창설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필요성에 대한 군 내부의 무관심과 비협조로 답보 상태였으나 1978년 리쿠드당 메나헴 베긴수상에 의해 새로 임명된 라파엘 에이탄 총참모장이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수용하여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탈피오트의 선발 방식은 1만여 명의 1차 합격자를 선정한 후에 150여 명의 2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IQ 시험 및 돌발 상황에 임하는 지원자의 순간적 대응능력을 평가하는 집중 시험을 통해서 최종 후보군을 선발한다. 최종 면접과 신원검증을 통과한 50명만이 탈피오트에 합류한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인원은 3년간 히브리대학의 물리학과·수학과·컴퓨터공학과에서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며 학사학위를 받고 대학 졸업 후에 장교로 임관하게 된다. 임관 후에는 6년간 의무적으로 국방관련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군 복무 후에는 대체로 IT 관련 벤처기업에 종사하거나 창업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6. 혁신적인 군대 운영

 이스라엘군은 군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적인 군대이며 첨단 산업과의 연계 및 외부 교육재단의 교육 및 복지 프로그램 참여가 활발하다. 이스라엘 사회와 이스라엘 군대는 종교문화적인 측면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이스라엘 군대가 혁신과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IT를 비롯한 첨단 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점도 이스라엘 사회의 진취적인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산학(軍産學)의 첨단 연구와 함께 관련 연구기업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현재, 이스라엘 군대는 2015년부터 기드온(Gideon)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기드온 개혁의 배경은 2014년 7월의 가자전쟁(Operation Protective Edge)과 관련하여 군의 대응태세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비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2015년 2월에 새로 총참모장에 취임한 가디 아이젠코트 중장이 기드온(Gideon)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고 있다. 주된 내용은 군 문화의 개선에 관한 것으로 관료주의적이고 타성적인 측면이 있는 군 문화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기드온 개혁의 여러 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로써 중견 장교와 지휘관의 의식 개혁을 꼽고 있다.

 기드온 개혁은 이스라엘 군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중령과 대령 등 영관급 100여 명과 장성 가운데 소장 4명을 줄이는 등 1,100여 명의 인원을 1차로 감축하고 추가로 2,400여 명을 감축하는 과정에 있다. 부대 개편도 추진 중으로 2개 여단과 5개 포대, 3개의 포병지원대 및 F-16 비행대대를 줄이는 대신 F-35 비행대대를 증편하고 전략적 폭격 능력을 강화하였다. 한편, 북부 도심지역에 위치한 군부대를 남쪽 사막으로 이동시키고 통합함으로써 국토 활용의 효용성을 제고하는 부대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군 복무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부족한 전투병력 충원을 위해 기존의 카라칼 남녀 혼성 국경수비대 이외에 2개의 혼성대대를 추가 편성하고 기존에는 병역의무가 없었던 정통파 유태교 신자들인 하레디의 입대를 유도하여 수천 명의 하레디가 근무 중에 있다. 이들은 긴 수염을 기르며 복장도 다른 군인들과 다르다. 이처럼 이전보다 유연한 병무행정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7. 결론

 이스라엘군이 강력하다는 것은 절박한 생존욕구로부터 발현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들의 내부를 보면 생존 이상의 성공을 위해 틈새전략의 개발, 다양성의 존중, 상호이해와 존중이 생활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안보상황이나 국제관계 등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은 만큼 심도있게 연구하고 표본으로 삼을 수 있는 점을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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